패러다임시프트 고객 과업

카카오의 업데이트가 반드시 실패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2025년 10월 13일

카카오의 업데이트가 난리입니다. 골자는 메신저를 소셜로 변신시킨 것인데요. 이에 대해 대다수의 사람들은 "최악이다"라는 혹평을 내리고 있습니다. 나는 메신저인 카톡을 원하는데 왜 소셜로 바꿨냐는 것이죠. 토스 출신의 CPO 분이 독단적으로 밀어붙인 변화라는 내부 고발성 글들이 무섭게 바이럴 되고 있습니다. (결국 어느 정도 원복하겠다고 발표한 상태입니다)

 

반면 소수는 대기업인 카카오가 홈 화면을 과감히 바꾼 시도를 칭찬하며 "결국은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사람들은 결국 적응하고 쓸 것이라는 거죠. 대표적 사례로 드는 것이 인스타인데요. 인스타도 릴스를 도입할 때 고객들이 거세게 저항했지만 결국 유저는 줄지 않고 체류시간과 수익이 늘어났다는 것이지요.

 

카카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두 집단의 반응만으로는 예단이 어렵습니다. 아무리 압도적인 서비스라도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했을 때 순식간에 무너진 사례는 많이 있습니다. 근래에 기억나는 사례는 에버노트네요. "내 정보를 잔뜩 저장해 놓은 곳"이라는 강력한 해자도 결국 서비스를 지키지 못했습니다. 날로 유저가 줄어드는 페이스북도 비슷한 사례이겠습니다. 반면 인스타의 사례처럼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과감한 시도를 해서 큰 기업이 더 커진 사례도 분명 있겠죠.

 

카카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저는 결국 카카오 고객(이라고 말하기에는 전 국민이기에, 인간의 일반적 특성이라고 불러도 되겠습니다)의 과업(JTBD)이 무엇이냐에 따라 달렸다고 봅니다.

 

아시겠지만 JTBD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제시한 단어로, "고객이 진짜 풀고 싶은 문제"를 뜻합니다. 흔히 벽에 못을 박는 비유를 얘기하는데요. 고객은 벽에다 못을 박아달라고 하지만, 실은 뭔가를 벽에 걸고 싶은 것이죠. 이럴때 좋은 기업은 못을 박아주는대신 '꼭꼬핀'이라는 대안을 제시합니다. 고객은 벽에 구멍을 내지 않고도 자신의 과업(JTBD)을 해결할 수 있죠.

 

보통 고객 과업에 맞는 시도를 할 때, 처음에는 고객들이 어색하지만 금방 적응해서 서비스를 사용합니다. 처음에는 거슬리지만 써 보면 과업에 맞는 것이지요. 히로인스에서도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저희는 소셜+앱테크 성격을 띄고 있고, 유저들에게 물어보면 "포인트 받으려고 쓴다"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앱테크 미션들을 홈으로 배치했었죠. 그러나 정작 Retain 되는 유저들은 좋은 친구 관계를 맺는 분들이었습니다. 친구와 관계가 깊어지면 이들은 오히려 앱테크를 잊기도 했습니다. 이들과 많은 인터뷰를 하면서 우리는 고객의 과업은 "나를 공감해 줄 수 있는 친구를 사귀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그리고 홈을 소셜 피드로 바꾸고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몇몇 고객들이 어색해 했으나 이내 서비스는 안정화 됐고 지표는 변화가 없거나 소폭 나아졌습니다.

 

고객의 과업은 항상 … 언어가 조심스럽습니다만 '옳음'을 지향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온리팬스'같은 경우가 대표적이겠죠. 내가 좋아하는 스타 혹은 인플루언서의 은밀한 일상을 보고싶고 이런 마음을 수익화 하고 싶다는 과업이 부딪치자 큰 성공을 거뒀죠.

 

카카오에서 10년전 만났던 지인 혹은 거래선의 일상이 갑자기 튀어나오는 경험은 부담스럽긴 합니다. 무뜬금 쇼츠가 나오는 것도 그렇고요. 그러나 쇼츠를 얹는 실험은 대부분의 소셜에서 성공을 거둔 것이긴 합니다. 아마 우리가 소셜을 소비하는게 그저 내 도파민을 적당히 반복해서 자극해줬으면 한다는 과업에 기반하기 때문이겠죠. 지인의 소식을 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될 여지도 있다고 보여지기도 합니다. 지금은 그냥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러프한 형태지만 곧 뭔가 알고리즘 같은 걸 두면 그게 고객 과업을 찌를 수도 있겠지요. 저도 개인적으로 누군갈 카톡으로 연결하면 가장 먼저 보는게 그 사람의 프로필 사진 등이긴 합니다. 일종의 사회적 명함 같달까요.

 

물론 저는 카카오팀이 고객 과업을 어떻게 정의내렸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지금 고객들의 폭발적 불만도, 반대로 '언젠가 고객들은 적응할거야'라는 일부 분들의 말도 카카오의 미래를 예측하기에는 충분치 못한 소스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지금 서비스의 모습이 고객과업을 풀어주는 방향인가가 좌우하겠죠.

 

히로인스 팀은 항상 일을 시작할 때 '고객과업'을 정의내리고자 노력합니다. 그를 위한 조사나 인터뷰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 편입니다. 그게 전체적인 배포 속도를 늦출때도 있지만, 결국 과업을 제대로 풀어준 한두개의 시도가 회사를 성장시키는 경험을 여러차례 하다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팀 내에서도 고객 조사 결과를 놓고 토론할 때 가장 큰 재미와 보람과 겸손함을 느낍니다. 우리는 고객을 모른다…라는 생각을 매번 하게 하거든요. 이렇게 한걸음씩 고객의 과업을 해결하고 해결하는 과정이 사업의 길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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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신뢰를 얻어 서비스를 개선하는 일은 매력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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